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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지 않았던 선발출전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경기력
그가 느낀 세 가지 행복
내일 일은 모르는 거니까요.
오늘 최선을 다해 준비해서 때를 기다려야죠.
바로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이승우 선수가 한 말입니다.
[김상열의 하프타임] '선발출전' 이승우가 느낀 세 가지 행복
노력한만큼 보여 준 이승우 선수의 좋은 경기력
시작과 동시에 우려는 안도와 기대로 바뀌었습니다. 그의 몸이 가벼워 보였기 때문입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까지 악착같이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쉴 새 없이 그라운드를 누볐고,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하면서 전문키커의 역할을 보여 주었습니다. 전반 17분에는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슛, 32분에는 득점의 시작이 되는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선보이며 지금까지 묵묵히 준비했던 모습을 그라운드 위에서 드러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반전이 끝난 후에 팬들은 동양인인 저를 보고 찾아와 ‘LEE’를 연호했고, 특히 베로나 현지 신문 기자인 로렌조씨는 “이승우가 이번 여름에 체력적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고, 그는 전반전에 스피드와 드리블 그리고 결정적인 패스를 했다. 지난 시즌은 세리에A였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세리에 B에서는 충분히 잘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다. 나는 그의 플레이를 기대 한다.” 며 이승우 선수의 전반 경기력에 대해 그리고 그의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말을 했습니다. 자신이 먼저 찾아와서요. 그만큼 전반 그의 활약이 뛰어났다는 것이겠죠.
멋진 경기를 펼치고 락커룸으로 향하는 이승우 선수
후반전에도 그의 활약은 이어졌습니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뛰고 싶었는지 간절함이 느껴질 만큼 그라운드를 달렸습니다. 폭우임에도 쉴 새 없이 달렸습니다. 후반 39분에 교체되어 나올 때까지 그는 84분 동안 후회없이 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최장 시간 출전이었습니다. 경기 전까지 이번 시즌 166분을 뛰었다며 짧은 출전 시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는 오늘 8 4분을 뛰며 그것이 기우였음을 스스로 입증했습니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전개될지 모르겠지만 오늘 그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앞으로 그가 그라운드 위에 서 있는 모습을 더 자주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승우 선수가 느낀 세 가지 다른 행복
경기 후 함께 퇴근을 하면서 그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이승우 선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가 느꼈던 세 가지 다른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다가오더라구요.
먼저 이승우 선수가 오늘 행복한 놀람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 했습니다.
“어제 칼럼니스트님이랑 식사하고 대화를 나눌 때는 진짜 몰랐어요. 아까 경기장에 조심히 오시라고 제가 문자를 드릴 때까지도요. 그래서 저는 선발 출전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경기장에 도착해서 감독님이 갑자기 ‘리 선발’이라는 거에요. 깜짝 놀랬죠. 경기 1시간 30분 전에 알려주신 거에요. 그것도 1위팀과의 경기인데… 경기 후에도 무뚝뚝하신 감독님이 ‘잘했어. 오늘 진짜 좋았어'라고 하시는 거에요. 또 놀랐죠. 감독님이 그러실 분이 아닌데 오늘 경기 전후로 저를 많이 놀라게 하셨어요.”
“경기 끝나자 마자 핸드폰을 보니까 형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어요. 재성이 형은 SNS로 응원해 주셨고, 성용이 형은 축하해 주셨어요. 형들이 축하메세지 보내줘서 감동 받았고, 형들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이 제게 전해져서 더 잘하고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형들 때문에 너무 행복해요.”
마지막으로 아쉬움과 만족이 교차하는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구요.
“어제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그저 열심히 준비만 하고 있었어요. 훈련도 열심히 했구요. 제가 경기를 하면서 득점이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것이나 슈팅타이밍이나 드리블 실수 등 아쉬운 부분은 있어요. 그렇지만 제가 준비했던 그 시간이 오늘 거의 풀타임을 뛰면서 보상 받은 것 같아서 그 부분은 만족해요. 경기를 다시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다음에는 훈련과 준비에 대한 만족 뿐만 아니라 경기에 대해서도 만족하고 싶어요. 팬분들도 만족시켜드리고 싶구요.”
